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며 대천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는 가운데 보령의 관문, 대천역이 시끄럽다.

기차역 출구에서 줄을 선채 기다리는 호객(呼客)인과 이를 저지하려는 시청 직원간의 신경전이 치열하고 호객행위 자체가 불법이므로 이를 단속하려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경찰들까지 뒤섞여 대천역은 아수라장이다.

관광보령을 찾은 관광객은 대천역을 나서며 고성이 오가는 대천역 광장을 맨 처음 접한다.

이 소란스러움과 불안함은 해수욕장 행 버스정류장까지 이어진다.

한 관광객은 이러한 상황을 본 후 “당황스럽다. 패싸움이 난줄 알았다”며 “덩치 큰 사람들의 고성이 오가고 경찰들이 급히 뛰어다니는 등의 모습은 휴식을 위해 대천해수욕장을 선택한 판단이 잘못된 게 아닌가하는 불안감마저 든다”고 밝혔다.

한 호객인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10여 년 전부터 호객 일을 하며 관광객에게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 보령시에 세금을 내고 있고 ‘살기위해’ 이 일을 하고 있다. 어느 곳에 가도 호객행위는 현실적으로 존재하는데 왜 유독 대천역에서의 호객행위에 대해서만 이렇듯 강하게 단속하는가?”라며 항변했다.

또한 “해수욕장 내에서도 수백여 명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상황을 단속·지도기관은 알고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 시청 관계자는 “호객행위는 엄연히 불법행위이다. 직접 단속할 권한이 없어 불법호객행위가 관광객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현수막을 걸고 직원을 동원해 안내방송을 하는 등 많은 인력이 불법호객행위 방지에 투입되고 있다. 또한, 해수욕장 내에서의 호객행위도 단속 중에 있으며 특히, 대천역 주변에서의 호객행위는 관광객과 시민에 불편을 초래함이 도를 넘었다는 시민 의견이 팽배해 집중 단속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10여 년 전부터 시작된 대천역전의 호객행위는 경쟁관계에 있는 또 다른 동종업주들의 호객행위를 초래하는 순환 구조 속에 결국, 관광객을 피곤하게 하며 일정부분 호객행위로 받는 소개비는 결국 소비자인 관광객의 부담으로 전해지며 단속의무가 있는 관계기관의 인력낭비를 부르는 상황과 겹쳐 소모적 충돌관계는 끝이 보이질 않는다.

또한, 대천역의 호객인들과 택시운전자간의 신경전도 위험수위다.

“택시에 탄 관광객을 소개비를 받고 특정 숙박업소에 안내하고 있다”는 호객인의 주장과 “관광객을 태우기 위해 수십 분을 역전에서 기다린 택시에 승차해 단 몇 백 미터만 지나 10원짜리로 요금을 내고 내리는 행동은 무엇이냐”는 택시기사의 주장은 양측 타협의 여지를 가늠하기 힘들게 한다.

한편, 경찰의 한 관계자는 “호객행위는 단속대상이다. 통상 경범죄로 구분돼 즉결심판에 회부되는데 법원출석명령에 불응해도 강제구인의 방법은 없다. 거의 범칙금부과나 구류처분에 처해지지만 휴가철이 다 끝난 후에 출석하거나 똑같은 사안으로 적발돼도 비슷한 정도의 처분이 내려질 뿐이기에 현행법상 역전의 호객행위를 막는다는 것은 힘든 점이 많다”고 말한다.

실제로 요식업계의 호객행위는 식품위생법상 영업정지의 행정처분이 가해질 수 있으나 숙박업계의 여름철 업소 임대를 전재로 한 호객행위는 별다른 제재 수단이 없다.

단속경찰과 다투더라도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하기 전까지는 결국 초범의 경우 범칙금 부과 정도로 끝난다.

시의회 차원의 조례제정을 통한 규제도 관련 상위법규를 검토해봐야 하고 제정이 가능해도 시간을 요하기에 올 여름 휴가의 호객행위도 여전히 계속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천동의 한 시민은 “특별한 산업시설이 없다는 게 장·단점이 돼 결국 ‘관광보령’의 이미지로 지자체 경제 발전을 모색해 가는 상황에서 합·불법을 떠나서라도 손님을 맞이하는 얼굴인 역전에서 요란과 법석을 떠니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듯 한 명 두 명 보령을 향한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은 늘 것이 뻔하고 관광수입은 줄어들 것”이라며 “다시 찾고 싶지 않은 보령을 만들 것인가? 10년 넘게 불법인 호객행위를 태만히 단속한 경찰의 잘못도 크다.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시정하는 실천의지를 보여 달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