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 부터 자모회원, 어머니 임경자 씨, 홍기은 교감, 임관희 교장, 이홍직 부장, 박단비 양, 최원길·김유진 교사

배호 사랑회와 배호가요제본부가 주최·주관하는 ‘장충단배호가요제’에서 주산산업고 3학년 박단비 양이 대상을 차지했다.

11회째를 맞는 서울 배호가요제는 목포 ‘난영가요제’, 부산 ‘현인가요제’ 등과 함께 전통가요를 사랑하고 가수의 길을 꿈꾸는 이들의 3대 등용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150명이 예선을 거쳐 16명이 본선에 진출해 2차 경합을 벌인 자리에서 단비 양은 세미트롯곡인 ‘자기야’를 불러 1위인 대상을 차지했다.

“독특한 음색, 안정된 호흡과 음감, 그리고 깨끗한 무대매너 등이 수상 원인”이라는 전문가의 평가다.

단비 양의 금번 대상수상은 예견된 결과라는 주위의 반응이다.

작년 시 주관 학생가요제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그린문화제 대상, 충남학생경연대회 대상 수상 등 도내 가요대회를 휩쓸며 음악적 두각을 나타냈다.

단비 양의 음악적 재능과 대상수상의 영예는, 어려운 생활환경임에도 어릴 적부터 나타난 단비양의 성실함과 끈기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은 어머니 임경자씨의 희생의 결과다.

임경자 씨는 어린 시절 단비 양의 모습에 대해 “5살 때부터 의료보험카드를 들고 혼자 병원에 다녔고, 용돈을 아껴 동네 아주머니들의 생일날에 주방용세제를 선물하던 귀엽고 어른스런 아이였다”고 회상한다.

동네 주민들도 어린 시절의 단비 양에 대해 “큰일(?)낼 아이인 줄 알았다. 성실하고 예의바르며 혼자서 다 알아서 하던 그런 아이였다. 욕심도 많은 아이다”라고 웃으며 말한다.

주산산업고등학교에 입학해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며 13년간 배운 피아노 실력을 바탕으로 방과 후 활동으로 ‘폴라리스’ 음악 동아리에서 최원길 교사의 지도를 받고 있다.

현재 14명의 학생이 활동하고 있는 폴라리스 동아리는 교육부의 ‘방과 후 학교’ 시범학교로 전국 전문계고등학교 지원 16개교 중 하나인 주산산업고의 동아리 모임 중 1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51회 졸업한 이경훈 학생도 재학 중 가수인증서를 받았고 ‘떳다그녀’란 곡으로 유명한 ‘위치스’그룹의 보컬도 폴라리스 동아리 출신이다.

특히, 신준희 시장은 지난해, 4백만 원을 지원해 악기 등의 장비를 구입할 수 있게 도왔다.

단비 양의 담임인 김유진 교사는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고 매사에 열심인 학생”이라며 “서울소재대학의 실용음악과를 지원할 것이며 배호가요제의 경우 참가한 그 자체만으로 경력이 인정되는데 대상을 수상해 무난히 실용음악과 입학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한다.

한편, 대회수상 이후 여러 연예기획사 등에서 향후 가수활동을 목적으로 계약체결을 제시하는 등 각종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으나 아직 학생 신분이며 대학 진학을 계획하고 있어 고사중이라 한다.

“의지와 계속된 노력 없이는 쉽지 않은 가수의 길을 걸어갈 수 없다. 단비 양이 진정한 국민가수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뜻있는 분들의 후원이 절실하다”는 임관희 주산산업고 교장과 이홍직 부장의 말이다.

“피아노를 다시 갖고 싶고 실용음악 전문학원에 다니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밝히는 단비 양 가정의 경제상황은 어렵다.

형편이 어려워져 집에 있던 피아노를 헐값에 팔 수 밖에 없었던 과거가 있었고 치아교정을 아직 하지 못해 “가사전달이 명확하지 못해 교정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진단이 있었지만 아직 경제사정상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창력이 뛰어난 발라드 가수 임정희 씨를 좋아한다고 밝히는 단비 양은 “어떤 분야의 곡이든 노래한다는 것 자체가 즐겁고 내 노래를 듣는 분들이 즐겁고 행복해진다면 더욱 기쁘겠다”며 “그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고 특히, 나 자신에 지는 것은 더욱 싫다. 욕심을 부린 만큼 계속 노력하여 도움 준 분 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계속 노력해 가겠다”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