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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에 가장 아름다웠던 29일
나세연(웅천읍사무소)
2007년 05월 26일 (토) 00:00:00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지난해 10월 26일 보령시청 문화공보실 직원이 메신저를 청해왔다.

대뜸 물어보는 것이 영어를 잘 하냐는 것이었다. 안면도 없고 이름도 모르는 직원이었기에 반감부터 앞섰지만 충청남도 공무원 영어연설대회에서 최우수상을 탄 뒤였기에 약간 겸손한척 하며 나쁘지 않다고 했다.

그 후 소정의 시험을 거쳐 국제로타리 재단이 후원하는 연구교환단(GSE) 단원이 됐다.

GSE란, 다른 나라에 속하는 두 개의 지구사이에 연구단을 교환하는 사업으로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5~6명이 한 팀으로 구성, 상대 지구에 4~6주간 방문을 통해 국제교류를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독특한 문화, 직업교류 프로그램이다.

단원이 된 뒤에는 더 힘이 들었다. 천안에서 매 주 모임을 가졌고 이는 보령시에 거주하는 내겐 쉽지 않은 일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짜증이 났다.

‘여행한번 가는데 뭐 이렇게 힘드나’‘그만 둘까’ 얕은 생각들이 들었다.

그렇게 4개월이 지나고 드디어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4월에 눈이 내린다는 게 믿을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가짐과 태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여행 내내 우리는 왕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이틀에 한 번 꼴로 이동을 해야 하는 힘든 여정이었다. 적지 않은 짐을 싣고 내리고 풀고 또 싣고, 잠자리가 바뀌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 모든 괴로움을 이겨내게 해 주었던 것은 우리를 맞는 그들의 따뜻함과 정성이었다.

우리를 위한 침실은 항상 잘 정돈돼 있었으며, 그들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은 우리를 살찌게 만들었다.

나중 일이지만 어떤 단원은 여행 중 5kg이나 늘었다고 했다. 나를 감동시킨 건 음식과 아늑한 숙소 때문만은 아니었다. GSE 프로그램의 모토에 걸맞게 그들은 우리의 관심분야를(때론 그들이 소개해주고 싶은 곳)충족시키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영원히 기억 될 한 분을 소개하고 싶다. 세 번째 방문지에서 한 분을 만났다.

그는 75세의 노인이었고 KFC할아버지처럼 배가 많이 나왔었다(그분을 KFC할아버지라고 난 놀렸다).

처음 그분을 만나 내 호스트란걸 알고, 인사를 하고 그분의 차에 짐을 실었다.

집으로 향하리라는 나의 기대를 저버리고 그분은 나를 아주 멀리 데리고 갔다. 처음엔 메플시럽 농장에, 감자 농장에, 그리고 젖소농장에 데리고 다녔다.

6시간 동안 그 분은 지치지도 않고 운전을 했다. 젊은 나도 힘든 그 여정을 그는 한국에서 온 나를 위해, 난생 처음 만난 나를 위해 해주었던 것이다. 단지, 내 직업이 공무원이고 산업계에서 농민들을 상대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내 소개란에 적은 몇 줄 때문에 나를 위해 그 모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단지 나를 그곳으로 안내만 한 것이 아니라(그 모든 방문을 그는 예약을 하고 있었다) 내가 누구인지, GSE 프로그램이 무엇인지를 모든 로타리안을 대변하는 마음으로 친절히 설명을 했던 것이다.

세상 어느 여행지에서 이런 대접을 받겠는가? 세상 어느 여행지에서 이런 사람들을 만나겠는가? 이는 로타리만이 가진 장점이고 GSE프로그램만이 갖는 독특한 점이다.

가능하면 또 가고 싶다. 가능하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내가 가진 이 훌륭한 경험을 이 몇 줄로 다 소개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곳에서 만난 모든 로타리안들께 감사한다. 꼭 다시 보자고 약속했지만 쉽지 않은 일임을 서로 잘 안다. 그러면서도 너무 아쉬워 꼭 다시 보자고 말했다. 이곳의 모든 로타리 회원에게 감사한다. 한국의 모든 로타리 회원에게 감사하고 특히 보령에 있는 6개 로타리클럽 회장님과 회원들 모두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한 달간의 여행을 가능하게 해 준 웅천읍사무소 직원 모두에게도 감사한다.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29일을 선물해 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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