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항내 선박 폐유수거함과 관련해 이를 관리해야할 담당기관이 현재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관리가 부실해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흉물로 전락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대천항 부둣가에는 보령시 마크가 선명하게 명시된 선박 폐유수거함 3기가 비치돼 있다.
그러나 선박용 폐유수거 용도인 수거함은 폐유가 수거되기 보다는 오히려 각종 쓰레기와 폐기물, 폐유통 투기지역으로 전락했다.

더욱이 수거함 주변에는 어민들이 선박에서 발생한 폐유를 담아 온 폐유통에서 유출된 폐유로 뒤덤벅 되고 있어 주변환경 오염 우려가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마땅히 지도·관리해야할 기관이 명확치 않다는 이유로 보령시와 수협에서는 서로 눈치만 보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시 해양수산과의 한 담당은 폐유 수거함 관리 주체는 시가 아닌 수협으로 이는 어민들 요구에 의해 시에서 제작, 대천항 부둣가에 3기를 설치했으나 비치만 했을뿐 이를 관리하는 곳은 수협으로 수협에 가보라며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수협 관계자는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다. “조례제정이 됐다고는 하나 현재까지 ‘이를 관리하라’는 공문하나 받아보지 못한 상황에서 시에서 제작, 비치한 수거함을 어찌 수협에서 임의로 관리할 수 있겠는가?”라며 토로했다.

또 그는 “시의 주장대로라면 어민을 위해 설치했다면서 관리는 하지 않으려 하고 이를 수협측에  떠넘기기식의 책임전가하려는 것이냐?”며 “면세유류 취급과 관련해 어민들에게 폐유수거 확인서를 확인하고 유류를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폐유수거함까지도 관리하란 것이냐? 그렇다면 면세유류가 폐지되는 내년부터는 시에서 어찌할 요량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다시 시 해양수산과 한 담당자에게 질의한 결과 “법적으로 대산청에서 지도, 감독해야 하나 수거함은 시에서 제작, 비치했다”고 밝히며, “업무이관에 대해서는 조례를 통해 이관한 상황이나 업무적으로 이관작업은 아직 안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조례는 제정했으나 정식 공문발송에 따른 업무이관은 아직 안됐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산청에 질의한 결과에 따르면 국가항만이나 연안항의 경우 개발 중인 항만은 대산청에서 관할하는 게 맞다. 그러나 대천항의 경우 현재 준설사업이 시행되는 구간은 대산청 관할이고 기 완공된 대천항 부둣가 지역은 항만법에 의거 해당 지자체가 관할하는 게 맞다고 해석했다. 이는 곧 현재 폐유수거함은 이미 완공된 대천항 부둣가에 지자체가 설치해 보령시가 관할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가 가능하다.

한편 폐유수거함과 관련된 보령시자치법규와 관련해서도 논란의 요지는 있다. 지난해 11월 20일 제정된 보령시어항관리조례 제17조에 따르면 수협은 어선에서 발생된 폐유를 저장하는 수거용기를 비치, 폐유처리업체에 위탁·처리해야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수협에서 수거용기를 비치해야한다고는 돼 있으나 현재 시에서 기설치한 3기의 수거함을 수협에서 관리한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이에 대해 수협 관계자는 “정식이관을 받는다 하더라도 현재 시에서 설치한 3기의 수거함이 아닌 수협에서 자체적으로 제작, 비치한 수거함을 관리해도 무관하다는 해석이 가능하지 않느냐”고 설명한다.

이는 업무이관을 받더라도 현재 관리가 부실한 3기의 폐유수거함은 배제한 채 새로운 수거용기를 비치, 관리해도 된다는 개연성을 내포하고 있어 관리책임에 대한 공방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1일 보령시는 깨끗한 해양환경 조성을 통해 관광보령 이미지 제고를 위한다며 새봄맞이 대천항 청소행사를 펼쳤다. 그러나 이를 무색케 하듯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보령의 해상관문인 대천항이 폐유수거함 관리책임 공방으로 인해 관리가 부실,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어 자칫 관광보령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