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생긴 이래로 사람들은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각자의 생각으로 노력해 왔다.

‘어떻게 하면 잘사는 길일까’의 물음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많은 철학자가 등장했고 수많은 종교가 출현했다.

이 물음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얻기 위해 나 자신부터 관찰해보자.

나는 다섯 가지 감각기관 즉 눈, 귀, 코, 혀, 몸으로 구성돼 외부를 인식한다.

각각 인식한 정보를 하나로 모으는 작용이 바로 마음이 하는 일이고, 그 마음은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감각기관은 각각 독립적으로 빛깔, 소리, 냄새, 맛, 촉감을 인식하면서 자신을 편안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눈은 보기 좋은 모습만 보려하고 이어 몸은 늘 부드러운 것을 본능적으로 추구한다. 그렇다면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을 단순하게 비교해 보기로 하자.

죽은 사람의 몸은 흩어지려하고, 살아있는 사람은 흩어지려는 이 몸뚱이를 지키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는 모습을 관찰해 볼 것이다.

다섯 가지 감각기관 뿐만 아니라 모든 환경도 끊임없이 생멸하며 변하고 있다.

젊은이가 어느새 늙는가 하면 이내 슬피 죽음을 맞는다.

애써 돈을 모아도 어느새 내 주머니에서 떠나고 만다.

무거운 짐을 받쳐 들고 있듯이 변하려는 것을 막고 있는 나의 집착은 몹시 힘이 들며 모든 것이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모든 것이 변하는데 그곳에서 진정한 내가 존재할까? 이 모습, 이 마음이 진정한 내가 아니거늘 속된 가치에 눈이 어두워 선심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자신을 위해 집착하고 한 평생을 살아가는 모습이 얼마나 안타까운가.

그렇다면 나를 유지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누구든 혼자서는 집도 식량도 옷도 만들 수 없으며 혼자서 단 며칠을 버티기 힘들다.

나라는 존재를 위해 수많은 생명이 목숨까지 바치며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남이라는 존재를 몰랐을 때에는 나의 경쟁 상대요 나를 위협하는 적이었지만 알고 보니 서로를 위해 함께 일해야만 할 절대로 필요한 동반자이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나의 벗으로 모든 사람을 맞이하고 그들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좋은 일은 마음껏 기뻐해주며 한없이 뜨거운 나의 마음을 그들이 어쩌다가 저버린다 해도‘나’라는 생각을 멀리 떠나 담담히 그들을 봐 줄 때 가정이 편안해지고 이웃이 편안해지며 우리 모두가 편안해지는 것이다.

각자의 위치에서‘나’라는 집착을 떠나 공무원은 공적인 업무에 충실히 하고 농부는 농사일을 성실히 하며, 학생은 미래를 향한 자신을 가꾸는데 심혈을 기울일 때 비리와 시기와 다툼이 사라진다.

이와 같이 지역공동체가 잘사는 길의 바탕은 형이상학적이고 고차원적인 행동이 아닌 바로 ‘나’라는 생각을 버리고 모든 이가 서로에게 무조건 베푸는 일이다.

속으로 얻을 바를 기대하거나 받는 이를 오히려 괴롭게 하고 게으르게 만드는 줌은 깨끗한 마음의 줌이 아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성안내고 부드러운 미소로 남을 대하고, 하는 일 마다 이 일의 결과가 누군가에게 큰 행복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하면서 각자 주어진 일을 충실할 때, 하는 일이 즐겁고 이웃이 즐거우며 지역공동체 전체가 즐겁게 될 것이다. 또한 변하는 세상에 자신의 생각을 버리고 변화의 물결에 적극 동참해 힘써 노력한다면 우리 지역은 그 어느 곳보다도 지상낙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