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딴에 지역의 앞날과 보령시민을 위해 바른말을 하겠다고 어설픈 글 솜씨만 믿고 자신있게 나섰습니다. 그러나 막상 기고하다 보니 열의와 자신감만 가지고 임해선 안 될 일임을 스스로 깨닫게 됐습니다.

무식한 자가 용맹하다는 말처럼 식견도 짧고 재주도 신통치 못한 자가 앞뒤도 살피지 않고 소견 부족한 펜질을 해댔던 것입니다.

저 나름대로는 먼저 스스로의 삶과 정신을 바르고도 진지한 자세로 임하고 세상을 보고 듣는 눈과 귀를 너그러이 열어 올바르게 판단하려고 노력했습니다만 하면할수록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았음을 느끼게 됐습니다. 이에 더해 제 개인적인 사정, 신문사, 애독하시는 분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여겨져 저의 기고를 이 글로 멈추고자합니다.

열 달도 못 채우고 그만두려니 용두사미 꼴조차도 못된 것 같아 부끄럽고도 아쉬우며 차라리 시작하지 않으니 만 못한 것 같아 조금 후회도 됩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애독해주시며 격려해주신 분들이 계셨기에 스스로 위안이 되고 조금은 보람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저의 특별기고와 같았던 ‘우리 마을 이야기’는 한 마을씩 찾아 공부하며 마을에 얽힌 이야기들을 만날 때마다 즐거웠습니다. 특히 읽으신 분들이 직접 전화로 격려와 칭찬을 해주실 때는 큰 행복과 용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제게 고정란을 부여해주신 신문사, 부족한 글을 끝까지 이해하며 참고 읽어주신 애독자들에게 감사하고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앞으로 제 자신을 더욱더 갈고 닦아 만약 또 이런 기회가 제게 주어진다면 그때는 몇 배 더 열심히 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께 감히 부탁드리는 것은 늘 보령신문을 아껴주셨던 것보다도 더 적극적인 참여로 보령신문의 주인이 돼 달라는 것입니다. 기고한 기간이 비록 짧았지만 그동안 보령지역과 시민의 의식에 대해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 첫째는 신문을 읽지 않는 시민들입니다. “중앙 일간지도 안 읽는데 지역 신문 뭐 볼 거 있어!”하며 지역신문을 하찮게 취급하시는 분, 또 하루저녁에 수십만 원어치 술을 마셨다고 자랑하면서 한 달 삼천 원의 구독료가 아깝다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이들은 자신들에게 조금이라도 불이익이 생기게 되면 악머구리처럼 일어나서 자신들의 뜻을 제대로 밝혀주지 않는다고 지역신문을 탓하기는 잘할 것입니다.

신문이란 읽어주는 사람이 많아야 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지역민들께서 지역신문의 적극적인 전도자가 돼 주십시오. 그래서 이 사회에 지역신문을 읽지 않고는 안 될 분위기로 이끌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두 번째는 어려운 여건을 이겨내며 열심히 일하는 기자들을 볼 때마다 안쓰러우면서도 그 정신이 숭고하다고 느낀 점입니다.

지역신문이 다소 마음에 들지 않는다하더라도 그에 대한 질책과 비난보다는 조언과 충고로 아껴주시고 시민의 눈과 귀가 되고 대변자가 될 수 있도록 관심을 주시면 기자들에게 큰 보람과 힘이 될 것입니다.

지역신문이 잘 돼야 망조적인 관료주의나 개인 이기주의가 사라지게 되고 모든 이들이 더불어 잘 사는 좋은 고장이 될 것입니다.

신문의 주인은 발행하는 이들이 아니라 좋은 기사를 읽을 권리가 있는 독자랍니다.

강한 주인의식으로 좋은 제보와 함께 적극 참여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